요즘 한국에서는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어렵고, 생활이 팍팍하다보니 20-30대 중심으로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40대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회사 내 경쟁에 몸과 마음이 지치신 분들 또한 해외 취업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해외 취업을 고려하는 많은 분들에게 '베트남'이라는 국가는 매력적인 취업시장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제가 오늘 기준으로 (2024년 1월 18일) '사람인' 사이트를 검색했을 때 미국엔 116개의 취업공고가, 중국/홍콩엔 158개의 공고가, 그리고 베트남은 179개 공고가 올라와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일 국가로서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는데, 뉴스나 주변 사람들이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에 많이 진출하고 있다더라 라는 '카더라' 통신을 객관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수치였습니다.
무수히 쏟아지는 채용공고처럼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 같은 베트남 취업에 대해서 오늘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정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제 포스팅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있더라도 아..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라고 부드럽게 넘어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베트남엔 어떤 기업들이 진출해 있을까?
한국에서 취업을 할 때, 여러분들이 고려하는 사항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먼저 회사의 규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차이나 복리후생 차이가 크므로 아무래도 대기업을 많이 선호하실 겁니다.
그리고 회사의 업종도 고려할텐데요. 은행/증권사/보험사 같은 금융업에 취업하고 싶은 분들도 있을거고 상사에 취업하고 싶으신 분들도 있을거고, K-컬처에 선두고 싶으신 분들은 컨텐츠 회사등에서 일을 하고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처럼, 해외취업을 할 때도 내가 먼저 어떤 나라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또 어떤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부터 파악을 해야 합니다. 나는 미국에서 일을 해보고 싶고, 컨텐츠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은데 미국 컨텐츠 회사에서는 나같은 한국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다면 해외 취업의 꿈은 그냥 꿈으로만 끝날수가 있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해외에서 일해보고 싶으니 아무데나 취업하자 라는 마음으로 취업을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너무나 높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취업, 특히 베트남 취업을 특별하게 고려하고 있다면 베트남에는 어떤 종류의, 어떤 규모의 회사가 진출해있는지 먼저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냥 막연히 베트남에서 살아보고 싶고,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무곳이나 취업한다면 그 취업은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대략적으로 코트라나 신문기사 등만 간단히 검색해봐도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회사 중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베트남 북부의 하노이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이 크게 지어져 있고, 남부의 호치민에는 가전제품 공장이 지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Vendor 사들도 더불어 베트남에 많이 진출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인'의 베트남 채용공고 중에는 삼성전자 vendor 사들의 공고가 많이 올라와져 있습니다.
그 다음은 의류, 신발 등을 제조 판매하는 섬유, 의류기업과 공장들이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이런 섬유, 의류 공장들은 호치민의 근교인 동나이, 빈증 등에 많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주중에는 공장의 기숙사 같은 곳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호치민으로 나오는 라이프를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다양한 업종, 규모의 기업들이 베트남에 많이 진출하고 있긴 합니다. 최근에는 컨텐츠 업체들도 로컬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채용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업종들의 회사가 진출해 있기 때문에 꼭 베트남에서 일을 하고 싶고, 어떤 업종에서 일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검색을 계속 하다보면 나에게 맞는 공고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2. 베트남 현지 채용, 어떤 직무가 많을까?
내가 일을 하고싶은 직장의 규모나 업종이 있다면 내가 원하는 직무도 모든 분들이 갖고 있을 겁니다.
나는 인사팀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 나는 영업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엔지니어 일을 하고 싶어 등등 많은 분들이 일하고 싶은 직무가 다 다를텐데요. 그렇다면 베트남에서는 주로 어떤 직무로 한국인을 채용하고 싶어할까요?
첫번째는 회계관리 파트입니다.
아무래도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회사들 같은 경우는 업종 불문하고 회계관리 파트에 현지 베트남인이 아닌 한국 사람을 채용해서 한국 본사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길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계 관리 파트장으로는 한국에서 파견한 주재원을 앉히고, 그 주재원을 서포트하는 개념으로 한국인을 현지채용으로 많이 뽑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회계/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이 직무에서 일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많은 채용공고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이 직무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회사에 있는 팀이므로 다른 직무보다는 더 다양한 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공장관리직 파트입니다.
아까도 설명드렸던것 처럼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관련 Vendor사들과 섬유 의류 공장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 로컬 현지인들이 공장에서 많이 근무하고 있고, 인력관리 매니져로 한국인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습니다. 공장에는 다수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사고도 많이 일어날 수 있고 이러한 사고등에 대한 보고를 한국 본사에 계속 해줘야하기 때문에 한국인 매니져는 공장마다 꼭 있어야 하는 인력입니다.
세번째는 전자와 관련한 엔지니어/기술 파트입니다.
이 부분 또한 삼성전자 vendor 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는 사실과 연결이 되는 부분인데요. 아무래도 현지 로컬 노동자들이 단순 노동 위주로 공장에서 일을 한다면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직문의 경우에는 관련학과를 졸업한 한국인을 많이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대를 졸업하고, 취업이 조금 어렵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이라면 베트남 취업 시장으로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베트남 현지채용 급여와 물가
급여라는 것은 한국도 업종별, 직종별, 경력별로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베트남의 현지채용 급여는 얼마다라고 단정지어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일을 하게 되면 한국사람처럼 월급받고, 베트남의 저렴한 물가로 살 수 있으니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을거다. 그러니깐 몇년만 참고 큰 돈 모아서 오자" 라는 막연하게 긍정적인 생각은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진심입니다.)
먼저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이의 학교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겁니다. 한국에서는 무상으로 고등학교까지 보낼 수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한국국제학교나 외국국제학교를 보내야하는데 회사에서 이러한 복리후생비를 챙겨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학비가 월급만큼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3-4인 가족이 지낼 수 있는 2베드룸, 3베드룸 아파트를 렌트하려면 호치민, 하노이 같은 대도시 기준으로는 적어도 한달에 $1,000불 이상이 들어갑니다. 사실 $1000불도 적게 잡은 것이고, 한국인들이 주로 사는 아파트 단지는 $1,500불 이상 생각해야 합니다. 이 부분도 회사가 지원을 해주는 부분이 아니라면 고스란히 내 월급에서 나가는 돈입니다.
혼자 살게 되는 분들도 이보다는 적겠지만 보통 원베드룸이 월세로 $700~$1000불 정도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도시보다 중소도시는 더 적은 렌트비가 들기도 하고, 회사에서 기숙사를 제공해 주는 경우에는 이 비용이 들어가지 않겠지만 그런 회사지원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렌트비는 생활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비용이기 때문에 반드시 따져보고 취업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 외에도 베트남 취업 및 생활 시에는 해외여행자 보험비용, 교통비 (자차나 회사차가 없는 경우), 식비, 본국 방문비용 (회사 지원 없는 경우) 등등을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이렇게 다 따져본다면, 베트남에 취업이 그렇게 만만하지 만은 않구나.. 라고 생각되실 겁니다.
4. 해외 취업 그 이후의 삶
베트남 취업을 떠나서 해외 취업을 고려할 때, 저는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나는 그 나라에서 언제까지 일하며 살 것이고,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 것인가?
1992년 베트남과 한국의 단절되었던 수교가 다시 시작되고, 그때부터 교민분들이 많이 살게 되면서 그 분들의 2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교민 2세들은 베트남에서 태어나고 자랐거나 어린 나이에 베트남으로 이주하여 한국보다 베트남에서의 생활이 더 익숙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베트남에 평생 살 생각으로 여기서 일을 하거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모든 학업을 마쳤고, 가족과 모든 친구들이 한국에 있으며 그저 잠시동안 해외취업을 고려하는 일반 한국 사람들이라면 내가 해외 취업을 통해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취업 이후에 삶의 방향은 어떻게 해야할지 장기적인 플랜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가정을 이루고, 평생 살 생각이라면 정말 이 곳에 뼈를 묻는 심정으로 더 악착같이 일하고 돈도 모으고 집도 사야 합니다. (평생 렌트로 살순 없으니깐요..) 일을 구할 때도 더 좋은 조건의 회사를 더 신중하게 골라야 하고, 베트남에서의 인맥이나 네트워크도 잘 다져놔야 합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2-3년 베트남 취업을 통해 해외경험을 쌓고, 이 경험을 기반으로 한국에 돌아가 다른 회사에 취업하거나 사업을 구상중이라면, 위의 경우와는 다른 플랜을 짤 수도 있을 겁니다.
만약 이런 구체적인 미래 계획 없이 해외취업을 하게 된다면 그저 시간이 흐르는대로 살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돈은 벌고 있는데 모이는 거 같지는 않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일을 구해보자니 이미 베트남 회사 생활에 익숙해져 있고.. 매일마다 갈팡질팡하며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나 여기 있어야하나 고민만 하게 될 것입니다.
5. 마치며
오늘 제 포스팅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베트남에서의 취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래 4가지를 신중히 고려하셔야 합니다.
채용에 합격했다고 하더라고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다시한번 네 가지를 꼭기억하시길 바랍니다.
1) 아무 회사말고, 내가 일하고 싶은 업종의 회사인지 여부
2) 아무 직무말고, 내가 일하고 싶은 직무인지 여부
3) 급여+복리후생비가 예상 생활비 대비 적정한지 여부
4) 해외취업 이후의 삶의 계획과 부합하는 자리인지 여부
올해로 베트남에에서 5년동안 일하고, 살고 있지만 익숙해지기 보단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이 해외살이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해외에 있다는 것이 그저 즐겁고 신나기만 했었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더 그리워지고, 향수병 비슷한 것이 찾아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저는 기회가 된다면 해외취업과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꼭 해보라고 지인들에게 권하는 사람중에 한명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더 많은 기회가 한국 밖에도 있는데, 너무 한국 안에만 갇혀서 사는 것보다는 해외에서의 신선한 경험이 길게 본다면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은 피하셨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오늘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고, 이 글이 베트남 취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며 오늘 글은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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